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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 완전정복 (블라디보스토크, 이르쿠츠크, 모스크바)

by nezco 2025. 10. 26.

유라시아 횡단 터널
터널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하나의 여행 그 자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이르쿠츠크를 지나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약 9,288km의 여정은 러시아의 광활한 자연과 문화,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 글에서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주요 루트, 도시별 매력, 그리고 완벽한 여행을 위한 준비 팁을 자세히 살펴본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베리아 횡단의 출발점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의 ‘동해 관문’으로 불린다. 이곳은 단순한 출발지가 아니라, 러시아와 아시아의 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은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0km 지점으로, 역 앞에는 “모스크바까지 9288km”라는 표지석이 서 있다. 이곳에서부터 모스크바까지의 긴 여정이 시작된다. 도심에는 유럽풍 건축물과 항구의 낭만이 어우러져 있다. 금각교(Golden Bridge)와 러시아 태평양함대 기념물, 독수리 전망대는 여행자라면 꼭 들러야 할 명소다. 또한 블라디보스토크의 식문화는 러시아식과 한식, 일식이 공존하는 독특함을 자랑한다. 기차 출발 전, 현지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게 요리나 새우 샐러드를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표는 미리 예매하는 것이 좋다. 여름 성수기에는 특히 빨리 매진되기 때문이다. 러시아철도(RZD)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영어로도 쉽게 예약이 가능하며, 이코노미석부터 침대칸(쿠페), 일등석(스바)을 선택할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출발 시, 기차 안에서 첫날은 바다를 벗 삼아 달리며 러시아 대륙의 광활함을 실감하게 된다.

이르쿠츠크와 바이칼 호수, 대자연의 중심

여행의 중간 지점이자 하이라이트인 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의 파리’라 불리는 도시다. 이곳은 19세기 러시아 귀족들이 유배되어 문화를 꽃피운 곳으로, 세련된 건축물과 예술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시내 중심의 카를 마르크스 거리에는 카페, 서점, 미술관이 밀집해 있어 하루쯤은 여유롭게 산책하며 도시의 정취를 즐기기 좋다. 이르쿠츠크 근교의 바이칼 호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깊고 오래된 호수로, 맑은 물과 주변의 원시림이 장관을 이룬다. 여름에는 호수 위로 카약을 타거나, 겨울에는 얼음 위를 걸을 수 있다. 바이칼 호수의 오믈(omul) 생선 요리는 현지 대표 음식으로, 반드시 맛보아야 한다. 이르쿠츠크에서 모스크바까지는 약 4일이 소요된다. 기차 안에서는 러시아 현지인들과의 교류도 잊지 말자. 함께 차를 마시며 여행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러시아 문화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열차 안의 ‘사모바르(전통 보온 주전자)’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따뜻한 홍차 한 잔으로 긴 여정을 즐길 수 있다.

모스크바, 시베리아 여정의 완성

모스크바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마지막 도착지이자 러시아의 심장이다. 장장 7일간의 기차 여행 끝에 도착한 이곳은 전혀 다른 세상처럼 느껴진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해풍과 바이칼의 자연을 지나, 유럽적인 도시 풍경이 펼쳐진다. 모스크바역에 내리면 여행의 감동이 밀려온다. 모스크바에서는 붉은광장과 크렘린 궁전을 중심으로 한 도심 투어를 추천한다. 성 바실리 대성당의 화려한 양파돔, 레닌 묘, 국립 역사박물관 등은 러시아 역사의 상징이다. 또한 아르바트 거리에서는 예술가들의 거리 공연과 기념품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기차여행의 마지막 날에는 꼭 모스크바의 지하철을 타보자. 각 역이 예술작품처럼 장식되어 있어, ‘지하의 궁전’이라 불린다. 모스크바 지하철 2호선 ‘키예프스카야’ 역은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이어진 9,000km의 기억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삶의 여정’으로 남는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인생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사색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출발 설렘, 이르쿠츠크의 자연 감동, 모스크바의 문화적 완성까지 이어지는 이 여정은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준다. 만약 당신이 인생에 한 번쯤 ‘느림의 여행’을 꿈꾼다면,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최고의 선택이다. 지금 바로 여행을 계획해보자.